일본 전통문화의 보석

이곳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Marie Guirao   - 3分钟阅读时间

이번 여행을 위해 우리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아키타 현으로 향했습니다. 아키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고 솔직히 별로 흥미도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행 덕분에 일본 전통문화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전통문화는 정말이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폭넓고 깊었습니다.

안도 다다오의 현대적인 건축을 만나다

먼저 우리는 ‘아키타현립미술관’으로 향했는데, 아키타 역에서 미술관까지는 걸어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날의 날씨는 굉장했습니다. 눈보라 덕분에 모든 것이 막 내린 가루눈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두껍게 쌓인 눈을 뚫고 걷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눈이 빠진 아키타 현은 간장 없는 스시나 다름없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존재이기 떄문입니다.

미술관의 정면은 현대적인 모습입니다. 미술관의 이름이 쓰인 콘크리트 벽 이외에 어떤 화려한 장식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긴 계단이 보이고, 널찍한 로비를 유리로 된 삼각형 천장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비추고 있습니다. 이 미술관은 안도 다다오 교수가 디자인한 걸작품 중 하나입니다. 안도 교수는 현대 일본의 가장 위대한 건축가 중 한 명이며 도쿄 대학의 명예 교수이기도 합니다. 그는 세계 건축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며, 일본 전역에서 그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의 작품과 그 이면의 철학을 감상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안도 교수의 걸작품을 마주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예술뿐 아니라 역사도 가득한 아키타현립미술관

미술관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은 현지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며, 테마는 정기적으로 바뀝니다. 메인 구역은 2층과 3층입니다. 가장 유명한 컬렉션은 ‘아키타노교지(아키타의 행사)’라고 불리는 대형 그림으로 유명 화가 후지타 쓰구하라(1886~1968)가 1937년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5개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섹션은 길이 3.65m에 높이 20.5m에 달합니다. 그림은 아키타에서의 일상생활과 축제를 한 프레임 안에 정교하게 담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면 아키타의 사계절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그림을 그리려면 아마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원은 이 그림이 완성되는 데에 1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발발로 인해 대중 앞에 전시되기 전까지 창고에 31년간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미술관에는‘아키타노교지’ 외에도 긴 역사를 간직한 컬렉션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그림은 주로 풍경이나 일상생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술관에 전시된 모든 작가 중에서 가장 일찍 태어난 사람은 마루야마 오쿄(1733~1795)이며 가장 늦게 태어난 사람은 고지마 도라지로(1881~1929)입니다. 한 세기 이상을 살아남은 그림 덕분에 우리는 사진의 시대가 열리기 전,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3대 우동: 이나니와 우동

점심으로는 우동을 먹었습니다. 아키타 현의 이나니와 우동은 가가와 현(일명 ‘우동 현’)의 사누키 우동과 함께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입니다. 이나니와 우동이 이처럼 특별한 이유는 면을 만드는 방법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우동 면은 둥글고 두껍지만, 이나니와 우동은 손으로 늘인 덕분에 가늘고 부드럽습니다. 만드는 과정이 힘든 만큼 이나니와 우동은 다른 우동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에도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먹기 어려웠을 정도여서, 지금도 이나니와 우동을 럭셔리한 선물로 선택하는 일본인도 있습니다.

아키타 현을 방문하신다면, 이처럼 특별한 현지 요리를 꼭 먹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무서운 ‘나마하게 축제,’ ‘나쁜 어린이 있나요?’

점심을 먹고 우리는 아키타 시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오가 반도로 출발했습니다. 이곳에 온 목적은 도호쿠 지방의 5대 눈축제이자 ‘일본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선정된 ‘나마하게 세도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마하게는 중국어 한자로 ‘날것을 뜯는 괴물’와 비슷한 의미인데 조금 폭력적으로 들립니다. 위피키디아(중국판)에 따르면 나마하게는 악마와 같은 존재로 밥이나 마실 것을 찾아 집집을 다니며 안에 있는 사람에게 겁을 준다고 합니다. 가는 길에 나는 그런 이야기를 왜 축제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나마하게를 나쁘게만 표현한 것은 위키피디아의 실수였음을 알게 되었습다.

나마하게 축제는 오가 반도의 신잔 신사에서 개최됩니다. 신사 바로 옆에 자리잡은 나마하게 박물관이 이 문화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나마하게가 생소했던 터라 놓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피투성이의 빨간 나마하게 상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마하게는 흉측스러운 얼굴을 하고, 풀을 만든 옷을 입고 있었으며 나무 부엌칼과 통을 들고 있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이 전통을 소개하는 영상도 보여줍니다. 매년 12월 31일에 이 도시의 젊은 남자들이 나마하게 복장을 하고 집집이 뛰어들어가 ‘나쁜 아이 없어요?’라고 소리치며 아이들을 울립니다.

산에서 온 ‘신의 전령’

다음 전시 룸에 들어가니 각기 다른 얼굴을 한 나마하게가 무수히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직원이 나마하게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실제로 오가 주민들은 나마하게가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사람들에게 게으르지 말 것을 당부하러 온 신의 정령이라고 보았습니다. 일본어로는 나마하게를 한자로 쓰지 않지만, 중국어로는 발음이 비슷한 ‘날 것을 뜯는 괴물’이라고 번역됩니다. 그러나 ‘날 것을 뜯는 괴물’은 나마하게의 적절한 번역이 아닙니다. 옛날 오가 반도의 주민들은 겨우내 난로 옆에서 시간 보내기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열기 때문에 피부에 발진이 생기곤 했습니다. 나마하게에는 이 발진이 게으름의 상징이었기에 오가 반도의 사람들이 다음 해에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발진을 ‘뜯어’ 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오가 반도의 주민들은 이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고 나마하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전통과 숨겨진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신잔 신사 옆에 박물관을 짓고 매년 축제를 열 정도입니다.

박물관 옆에는 오래된 전통 오두막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12월 31일에‘나마하게의 방문’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전달자가 먼저 와서 나마하게가 온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나마하게가 도착하면 집안의 가장이 나마하게를 위해 잔칫상을 차리고 지난해에 지켜주신 것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 보답으로 나마하게는 가족의 상황에 대해 물어보고, 자녀를 찾아 열심히 살도록 겁을 줍니다. 작은 팁을 드리자면, 만약 이곳에 오게 된다면 나마하게가 나타날 때 놀랄 준비를 하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비밀의 장소

박물관에서 산을 조금 걸어 올라가 신잔 신사에 도착했습니다. 이 축제는 본당 앞의 광장에서 열립니다. 눈 덮인 광장에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모든 사람은 큰 모닥불을 피우며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마치 ‘몬스터 헌터’게임이나 영화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속 세계로 빨려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모든 곳에서 활기와 신비감이 넘쳐났습니다.

축제는 저녁 6시에 시작했습니다. 신도 사제와 하녀가 제단으로 가 ‘친카마사이’로 나마하게 축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신사 계단에 서 있던 미혼 남성의 무리는 ‘나마하게의 기’를 받았습니다. 그 순간 탈을 쓰고 나마하게가 되어 각자 산으로 떠났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같은 시간에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춤과 다이코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이 장소를 둘러쌓고 설치된 다양한 부스에서는 오뎅과 같은 간식을 판매해 춤추는 불꽃과 눈 아래에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나는 핫도그 오믈렛을 사러 한 부스에 들어가 2명의 지역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주머니 1: 어디서 오셨어요?

나: 도쿄에서요.

아주머니 2: 와, 도쿄요! 제 딸도 그곳에서 일해요

나: 와, 정말요. 멋지네요.

아주머니 1: 도쿄 사람들은 집 문을 잠근다면서요, 그쪽도 문을 잠가요?

나: 네, 잠가요.

아주머니 1: 저런! 저는 문을 잠궈본 적이 없어요. 열쇠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걸요!

아주머니 2: 춥지 않아요? 따뜻한 커피 드실래요?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아주머니는 제가 커피 한잔을 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30분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키타 사람들은 도쿄보다 단순하게 삽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낯선 이들을 특별히 경계하지도 않습니다. 덕분에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메인 장소로 돌아오자 나마하게가 산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축제의 절정이었습니다. 나마하게의 무리가 횃불을 손에 들고 광장을 돌며 손님을 놀라게 했습니다. 분위기가 매우 활기차졌고 손님들은 나마하게의 축복을 받으러 몰려들었습니다. 축제가 끝날 무렵, 나마하게는 손님들과 뒤섞여 그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모두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키타, 못 알아봐서 미안해!

나는 아키타가 특별할 것 없는 시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단 하루 아키타에 있었을 뿐인데도 아키타의 매력뿐 아니라 일본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키타현립미술관에서는 모던과 클래식의 완벽한 조화를 확인했습니다. 클래식 예술 작품의 매력은 현대적인 건축물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새롭고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했습니다. 나마하게 축제에서는 일본 문화의 깊이를 배웠습니다. 이제까지는 일본 전통문화에 대해 대체로 섬세하고, 조용하고, 우아한 인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에너지를 많이 느꼈습니다. 또한, 이 축제는 상업 행사의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직원은 지역 문화와 공동체의 결속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문화가 지금까지도 불순물 없이 잘 보존되고 장려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태도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통 안내

1.아키타현립미술관(일본어: 秋田県立美術館)

2.나마하게 세도 축제(일본어: なまはげ柴灯まつり)

  • 홈페이지(영어):http://www.namahage-oga.akita.jp/english/sedo.html
  • 주소:일본 아키타현 오가시 기타우라신잔 미즈구이사와 97 신잔 신사
  • 날짜: 2월 매주 둘째두 번째 금요일~일요일
  • 가는 법: JR 오가역에서 셔틀 버스로 40분 *버스 스케줄 확인 권장
Marie Guirao

Marie Guirao @marie.guirao